'최장 공백' 깬 아이패드, 괴물칩·OLED 달고 출격…"역대 가장 강력한 라인업"
프로 모델에 'M4' 칩 탑재…초당 38조회 연산처리 '뉴럴엔진' 적용
시리즈 최초 OLED 디스플레이 채택…"한층 탁월한 시각적 경험 선사"
'아이패드 에어·애플 펜슬' 신제품도 공개…구체적인 AI 서비스 언급 안해
"역대 가장 강력한 아이패드 라인업이 나왔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책임자(CEO)가 7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렛 루즈' 행사에서 아이패드 신제품을 공개하고 이같이 말했다.
팀 쿡 CEO는 이날 "오늘은 아이패드 제품 출시후 가장 중요한 날"이라며 "단연코 업계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최고급형 모델인 아이패드 프로를 비롯해 고급형 모델인 아이패드 에어 등 11세대 아이패드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약 18개월 만에 내놓는 신제품이다.
먼저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와 13인치 모델로 출시됐다. 11인치 제품의 두께는 5.3㎜, 13인치의 두께는 5.1㎜로 역대 가장 얇은 제품이라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무게도 가벼워졌다. 11인치 무게는 450g도 되지 않고, 13인치는 이전보다 100g 이상 가벼워졌다.
또 두 제품의 외장은 모두 100%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제작됐다. 색상은 실버와 스페이드 블랙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이번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에는 디스플레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이용한 '울트라 레티나 XDR'이 적용됐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패드에 LCD를 사용하고, 아이폰에만 OLED를 탑재해왔지만, 이번 신제품에서 아이패드 시리즈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다.
특히 '울트라 레티나 XDR'에는 두 개의 OLED 패널을 조합해 화면을 최대한 더 밝게 해주는 '탠덤 OLED'라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에 대해 애플은 "세상에서 가장 앞선 디스플레이로 한층 탁월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에는 'M4'라는 애플의 최신 칩이 탑재됐다. 이는 기존 프로에 적용된 'M2'는 물론 애플의 최신 노트북에 사용되는 'M3' 칩보다 앞선 칩이다. 2세대 3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작된 시스템온칩(SoC)인 'M4'을 통해 전력 효율성과 함께 얇은 디자인, 새로운 디스플레이 엔진 장착이 가능하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또 'M4' 칩이 "강력한 인공지능을 위한 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M4'에는 AI의 기계 학습을 가속하기 위한 애플의 가장 빠른 뉴럴 엔진이 탑재됐다. 이 뉴럴 엔진은 초당 38조회에 달하는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앞서 애플이 'A11 바이오닉' 칩에 처음 탑재했던 뉴럴 엔진 대비 속도는 60배 더 빠르다. 팀 밀레 애플 플랫폼 아키텍처 담당 부사장은 "뉴럴 엔진은 M4를 AI를 위한 강력한 칩으로 만든다"며 "뉴럴 엔진과 M4는 오늘날 어떤 AI PC의 신경망처리장치(NPU)보다 더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애플은 'M4'를 최고 수준의 자체 실리콘 제작 능력의 역작이란 점을 강조했다. 'M4'에는 최대 4개의 성능 코어와 6개의 효율 코어로 구성된 최대 10코어 중앙처리장치(CPU)를 새롭게 탑재했다. 이는 'M2' 대비 최대 1.5배 향상된 속도의 CPU 성능을 제공한다.
조니 스루지 애플 하드웨어 기술 담당 수석 부사장은 "CPU, GPU, 뉴럴 엔진 및 메모리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선을 바탕으로, M4가 AI를 활용하는 최신 앱에 최적화된 칩으로 자리잡았다"며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M4 칩은 아이패드 프로를 독보적으로 강력한 기기의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업계에선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에 '맥북' 시리즈에서 활용하는 'M3' 칩을 탑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빅테크간 생성형 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경쟁사에 비해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은 애플이 AI 연산의 핵심인 칩 세대 교체 주기를 과감히 앞당겨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카메라와 오디오 기능도 한층 끌어올렸다. 12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로 색감과 질감 디테일이 한층 향상된 스마트 HDR 사진·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해준다. 새로운 적응형 트루 톤 플래시 기능까지 탑재돼 문서 스캔 성능도 더 강화됐다. 또 신제품은 썬더볼트3 및 USB 4.0을 지원하는 C타입 충전단자(USB-C)가 탑재돼 최대 40GB/s에 달하는 고속 유선 연결이 가능하다. 초고속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한 와이파이 6E도 지원하며, 셀룰러 모드에서는 5G 기능과 함께 e심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급형 모델인 '아이패드 에어'는 13인치 모델로 출시된다. 아이패드 프로 구매자 중 절반 가량이 13인치 제품을 구매한 것을 고려해 아이패드 에어도 더 넓은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것이다. 아이패드에어에는 기존 'M2' 칩이 장착됐다. 또 화상 회의에 적합하도록 아이패드 프로와 같이 가로형 전면 카메라가 탑재됐다.
'M2' 칩은 'M1' 칩을 향상시킨 칩으로, M1을 장착한 기존 제품 대비 약 50%의 속도가 향상됐다. 또 CPU의 기계학습(ML) 가속기와 강력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결합해 획기적인 AI 성능을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 이날 행사에서 애플은 '애플 펜슬 프로'도 새롭게 공개했다. 지난해 USB-C타입 애플 펜슬이 공개됐던 것을 제외하면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는 것은 2018년 애플 펜슬 2세대 이후 약 6년 만이다.
애플 펜슬 프로에는 새로운 센서가 탑재돼 사용자의 '스퀴즈 제스처(움켜쥐는 제스처)'를 감지해 준다. 스퀴즈 제스처가 감지되며 자동으로 도구 팔레트가 띄워져 창작 과정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선 굵기·도구·색상 등을 빠르게 바꿀 수 있다. 또 '햅틱 엔진'이 탑재돼 스퀴즈, 탭 등의 터치 활용도를 높였다. 전작과 같이 화면에서 뗀 상태에서도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호버 기능'도 적용됐다.
특히 신제품은 애플 펜슬 시리즈 최초로 '나의 찾기' 기능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제품을 잃어버렸을 경우 아이폰 등을 활용해 간편하게 찾을 수 있다. 또 아이패드 프로 등에 자석으로 부착해 페어링·충전·보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 신작을 위해 새롭게 제작된 매직 키보드와 스마트 폴리오도 함께 공개했다.
아이패드 프로와 에어는 이날부터 미국 등 29개 국가에서 주문할 수 있고 오는 15일부터 매장에 전시된다. 우리나라 출시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팀 쿡 CEO는 'M4' 칩에 대해서만 소개했을 뿐 구체적인 AI 서비스는 언급하지 않았다. 팀 쿡 CEO는 "내달 연례개발자회의(WWDC)에서 더 많은 소식을 전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업계에선 올해 WDC에서 애플이 AI 소프트웨어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의 기조연설은 오는 6월10일로 예정돼 있다.